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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육아휴직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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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ckid 2022. 3. 2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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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중순부터 시작된 약 6개월간의 육아휴직이 곧 마무리 될 예정입니다.

제가 육아휴직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육아휴직을 마치면서 외벌이 가장인 제가 육아휴직을 가게된 이유와 육아휴직을 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육아휴직을 꼭 가야 했을까

제가 육아휴직을 가게된 이유는 크게 2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와이프가 첫째와 둘째 모두를 케어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것이었고, 두 번째 이유는 코로나라는 시대상황 때문이었습니다.

신생아 시기에는 거의 2시간에 한 번씩 밥을 먹어야 합니다. 2시간이라는 시간이 길어 보이지만 사실 돌아서면 밥을 주고 재우고 다시 밥을 주어야 하죠. 그리고 이건 낮이든 밤이든 시간에 상관없이 계속 진행이 됩니다. 첫째가 어린이집을 다니지만 어린이집에 등원과 하원, 그리고 둘째의 수유 타이밍 등을 고려했을때 도저히 와이프 혼자서 애기 둘을 모두 케어하기란 버거워 보였습니다. 물론 산후조리원과 산모도우미의 도움으로 한 달정도는 와이프가 쉴 수 있는 시간이 있겠지만 이 시간동안 몸을 회복하고 체력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라는 시대상황은 더더욱 가족을 집안으로 가두게 되면서 와이프가 첫째와 둘째 모두를 케어할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발생 할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어린이집이 코로나로 인해서 종종 폐쇄되어 첫째가 어린이집을 가지 못하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때는 정말 육아휴직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육아휴직에 들어가기 전

육아휴직을 갈수만 있다면 당연히 가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부모가 자기 자식이 커가는 걸 실시간으로 보는 것을 싫어하겠습니까. 다만, 경제적인 상황과 회사의 사정 등이 일치하지 못하기에 육아휴직을 고민할수밖에 없었고 저 또한 외벌이 가장으로서 경제적인 상황이 많이 고민 되었습니다.

우선 와이프와 가정의 재정상태와 고정비용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생각보다 4인 가족의 한 달 생활비와 보험료, 공과금(관리비, 통신비용, 렌탈비 등) 등 고정비용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와이프와 줄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지 고민하여 고정비를 최소화 하였습니다.

이때 제일 먼저 한 것이 그동안 모아두었던 여윳돈을 가지고 대출을 모두 갚아 버린 것입니다. 그 이후 고정비용 중 납부를 일시정지할 수 있거나 불필요하게 빠져 나가는 비용들을 모두 정리하였습니다. 이렇게 대출과 불필요한 지출을 정리하니 매달 백만원 정도가 고정비에서 빠지게 되었습니다.(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때 정리를 안 했다면 육아휴직 기간은 더욱 줄어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한 달 생활비를 산출하였고 몇 개월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해도 괜찮을지를 와이프와 상의해서 결정하였습니다. 그렇게 결정한 기간이 따뜻한 봄이 오는 3월까지였습니다. 금전적인 부분 외에도 가을과 겨울은 둘째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외출을 할때 챙겨야 할 짐이 많아서 혼자서 외출이 어렵기도 해서 따뜻한 봄이 올때까지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금전적인 여유만 있었다면 둘째가 돌이 될때까지 사용을 하고 싶었지만 쓰기만 해야하는 육아휴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정의 재정상황은계속 악화될 것이고 이 상황을 바로 잡는 기간도 길어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최대한 짧게 설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상 육아휴직 기간 동안은 가장인 제가 백수랑 다를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육아휴직을 지원해주는 복지제도가 있어 조금 더 여유 있기 기간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출산휴가가 아닌 육아휴직...

이제 경제적인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와이프와 언제부터 언제까지 육아휴직을 갈 것인지를 기간을 확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제일 먼저 할 것이 팀원들에게 육아휴직을 가겠다고 알린 것이었습니다. 이때가 육아휴직 가기 대략 3개월 정도 전이었습니다.

육아휴직 전에 저는 인수인계를 준비했습니다. 사실 제가 했던 업무를 받아갈 팀원이 한 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제가 벌여 놓은 업무들이 많아서 정리를 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육아휴직 시작 전에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마무리 될 수 있는 일정이었습니다.

물론 휴직 전까지 마무리 짓지 못해서 남아 있는 일들은 남아 있는 팀원분들과 팀장님께 전달하고 떠날수밖에 없었습니다. (남아서 마무리 해주시느라 고생한 팀원분들께 이렇게 나마 사과와 감사의 인사를... 복직하면 소고기 먹으러...)

 

육아휴직 후 남은 것

육아휴직 동안 저는 거의 둘째 케어와 각종 집안일을 담당하였습니다. 첫째 등/하원, 둘째 재우기, 씻기기, 입히기에서 청소, 빨래, 설겆이 등 각종 집안일까지 모두 제 담당이었습니다.(이놈의 집안일은 해도해도 돌아서면 할게 쌓이는지 미스테리입니다.)

자연스럽게 24시간 내내 둘째 옆에 붙어 있다보니 이제는 제가 와이프보다 둘째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지금 졸린지, 배가 고픈지,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지, 놀아 달라는건지) 잠도 더 잘 재우게 되었습니다.

잘때는 꼭 아빠 손을 잡고 자야 잘 잡니다.

와이프와 애착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첫째와도 둘만의 시간을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육아휴직 전보다는 조금이나마 아빠와 함께 활동하는 시간도 많이 늘어났고, 아빠와 함께 마트를 가면 꼭 아이스크림을 사먹는다던가, 짜파게티/돈까스덮밥은 아빠가, 공놀이는 아빠랑 한다던가, 한강에서 함께 자전거를 타는 등의 소소하고 행복한 추억들을 많이 만들 수 있었습니다.

외벌이 가장으로서 육아휴직을 신청하기까지 많은 걱정과 고민을 했지만 6개월간의 육아휴직을 마친 소감은 “육아휴직 하기 참 잘했다” 입니다.

이제 곧 아빠가 되시는 모든 예비아빠들에게 육아휴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특히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육아휴직을 고민 하신다면 3개월만이라도 육아휴직을 갔다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돈은 있다가도 없지만,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커가는 그 순간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아이의 웃음을 지켜볼 수 있다는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육아휴직을 고민하시는 분이시라면 아래의 영상을 한 번 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